[새영화] 번지점프를 하다 - 1월25일 hankooki.com < hankooki.com > [새영화] 번지점프를 하다 1983년 여름. "첫눈에 반해 사랑에 빠졌다"라는 친구의 말 따위는 믿지 않는 국문학과 82학번 서인우(이병헌)는 적극적이고 사랑스런 조소과 여자 82학번 인태희(이은주)를 만난다. 자신의 우산 속에 당돌하게 뛰어들어온 인태희. 그녀의 존재로 가슴 설레고, 그 사람의 손이 닿은 물건이면 무엇이든 소중하게 간직하며 사랑은 무르익어 간다. 험한 소리 퍼부으며 다시는 안볼 것 같이 뒤돌아가다가도 금세 혀가 말릴 정도로 그리움에 애를 태우는 그들에게 군입대라는 이별의 순간이 온다. 그러나 서로에게 짧은 이별이라 위로했던 그 순간은 영원으로 이어진다. 2000년 봄. 사랑의 기억만을 간직한 채 고등학교 국어교사로 살고 있는 인우. 그의 정수리 위로 다시 한번 감정의 소나기가 쏟아진다. 17년전 태희처럼 새끼손가락을 펴는 버릇이 있고, 그녀가 사랑을 고백하며 건네준 자신의 얼굴이 조각된 라이터를 가지고 있고, 흔치 않은 독특한 호기심을 지닌 학생 현빈. 시간이 지날수록 17년전 자신이 사랑을 첫눈에 알아본 것처럼 그 사람도 서서히 사랑을 기억하고 알아보기 시작하지만, 성이 바뀌어 환생한 관계로 이들은 '동성애'냐 아니냐의 시련을 겪는다. 요즘 한창 물이 오른듯한 이병헌과 '오! 수정'에서 신인답지 않은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인 이은주가 만나 호흡을 맞춘 김대승 감독의 데뷔작'번지점프를 하다'는 '사랑은 운명'이라고 믿는 사람들을 위한 동화다. 인연의 씨줄과 날줄을 끊을래야 끊지 못한다는 윤회의 개념에 기반한 운명적인 사랑,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영원성을 띠는 사랑이 주제다. 오랜 시간 후 전혀 다른 이의 모습으로 찾아온 연인을 남자는 한번에 알아본다. 그리고 그의 흔들리지 않는 사랑은 '번지점프'를 할 때처럼 잠들어 있던 그녀의 기억을 일깨우고 비상한다. 사랑에는 시작과 끝이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영혼을 알아보는 것'이라고 말하는 이 영화는 시공을 넘나드는 영원한 사랑을' 의식적으로'강조하려다 '불필요한'논란(후반부)에 지나치게 빠져들어 느슨함이 있고, 인우가 현빈의 모습에서 태희를 유추해가는 첫 연결고리가 약한 아쉬움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영혼까지 사랑한 연인들의 열렬한 사랑이야기를 상투적인 멜로로 끌고가지 않고 오늘의 영화어법에 맞게 현대적인 장치로 잘 꾸려 놓고 있어 가슴속에 잠들어 있는 따뜻한 사랑의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입력시간 2001/01/25 16:52   Absolute number: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