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느끼는 신비한 기억 2001/01/28 06:20 노동일보

사랑을 느끼는 신비한 기억
 
 

 
새영화 `번지점프를 하다' 우산을 매개로 사랑에 빠진 두 남녀 17년을 뛰어넘어 다시 느끼는 사랑 멜로와 미스테리의 절묘한 조화

 김대승 감독의 `번지점프를 하다'는 `퓨전멜로'란 이색장르를 표방하며 올겨울 극장가의 멜로행진에 가세한다.

 경쾌하거나 꽉 짜인 인위적 구성의 전형적인 멜로물에서 탈피해 미스터리와 반전까지 동 원한 다소 독특한 구성이 이채롭다.

 억수같은 장대비가 쏟아지는 날, 비를 피해 우산속으로 뛰어든 여대생과 사랑에 빠진 대 학생이 무려 17년의 세월이 흐른 뒤 다른 사람의 모습이 돼 찾아온 그녀를 알아보고 사랑을 이어간다는 다소 `황당한' 테마를 다루고 있다.

 인연의 씨줄과 날줄을 끊을래야 끊지 못한다는 윤회의 개념에 기반한 운명적인 사랑, 시 간과 공간을 초월해 영원성을 띠는 사랑이 주제인 셈이다.

 1983년 우산을 매개로 태희(이은주)에게 푹 빠졌던 인우(이병헌)는 2000년 부인과 딸을 둔 평범한 가장이자 고등학교 국어선생이 돼 있다. 자상한 교사로 소문난 그가 어느날 태희 의 흔적을 풍기는 한 남학생에게 마음이 흔들리면서 혼란에 빠져든다.

 이때부터 영화는 미스터리로 둔갑해 온갖 상상력을 한껏 자극한다. 17살의 남학생이 인우 의 마음을 혼란스럽게 한다는 점에서 영화 후반부는 동성애냐, 아니냐는 논란을 다루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시공을 넘나드는 영원한 사랑을 `의식적으로' 강조하려다 `불필요한' 논란에 지나치게 빠 져드는 우를 범한 것은 아닐까.

 이범수가 우정출연해 전반부 곳곳에서 코믹한 대사로 웃음을 선사하는 것은 색다른 재미.

 임권택 감독의 조감독 출신인 김대승 감독은 “몇번의 생을 거듭 살아도 단 하나뿐인, 절 대적인 사랑에 관한 영화”라며 “사랑과 사람과 삶에 관해 갖고 있던 편견이 모두 뒤집어 지길, 혹은 더욱 견고하게 진실로 자리잡게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 영화를 찍었다”고 말 했다.  2월3일 개봉.


입력시각 2001/01/28 06:20       노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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