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지점프를...> 동성애자 항의 빗발 - 2001.02.08 film2.0

<번지점프를...> 동성애자 항의 빗발

2001.02.08 / 최광희 기자

남자 교사와 옛애인이 환생한 남자 제자간의 사랑이라는 이색적인 소재를 다룬 <번지 점프를 하다>가 시네티즌들의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개봉전 동성애 영화라는 소문이 나돌면서 관심을 끌었던 이 영화는 정작 개봉된 이후 동성애자들 사이에서 '동성애를 잘못 이해한 영화'라는 항의가 거세게 일고 있다.

<번지점프를 하다>의 공식 인터넷 사이트에는 동성애자라고 밝힌 네티즌들의 영화평이 쇄도하고 있다. 이들은 대체로 <번지점프를 하다>가 동성애를 상업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며 비난을 퍼붇고 있다. 한 네티즌은 "<번지점프를 하다>는 진정한 사랑은 오직 남성과 여성 사이에만 존재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 채 동성애를 조롱의 대상으로 만든 이성애적 차별주의의 소산"이라고 지적했다. 또다른 네티즌은 "동성애 코드를 팔고 있지만 동성애에 대한 깊은 통찰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고 꼬집었다. 특히 이병헌과 여현수가 번지점프대에서 함께 뛰어내리는 마지막 장면에 대해서도 "왜 동성끼리의 사랑이라고 해서 다음 세상을 기약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동성애자들은 어차피 사회에서 살아갈 수 없으니 함께 죽으라는 얘기로 보인다" 는 등 아쉬움을 드러내는 의견이 많았다.

반면 영화의 동성애적 코드가 역겨웠다는 정반대의 의견도 쇄도하고 있어 <번지 점프를 하다>에 대한 관객들의 엇갈린 반응을 보여주고 있다. 한 네티즌은 "이병헌이 여현수의 몸에 손을 대는 장면이 너무 역겨워 도중에 극장을 나왔다"고 말했다. '로남'이라는 아이디의 네티즌은 "좋은 영화지만 영화속의 동성애 코드가 너무 많아 주제전달이 흔들린 것 같다"고 평했다.

관객들의 엇갈린 평에 대해 영화의 작가 고은님씨는 "이 영화는 동성애를 다룬 것이 아니라 사랑을 다룬 것"이라고 해명하고 "그런 관점에서 영화를 봐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제작사 눈엔터테인먼트의 최낙권 대표는 "한편으로는 동성애자들의 항의가 이해가 된다"며 "이들의 항의를 보면서 나 자신도 씁쓸한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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