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직배社 한국영화배급붐 - 문화일보 2001/02/09

문화일보            2001/02/09
美직배社 한국영화배급붐


브에나비스타 인터내셔널 코리아가 올들어 처음으로 배급하는 한국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 
할리우드 메이저 직배영화사들이 최근 잇달아 한국영화배급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98년 장현수감독의 ‘남자의 향기’를 시작으로 한국영화배급에 뛰어든 브에나비스타 인터내셔널 코리아(이하 브에나비스타)는 지난해 ‘시월애’ ‘오 수정’에 이어 올해도 ‘번지점프를 하다’ ‘휴머니스트’ 등 서너편의 작품을 배급할 계획이다. 컬럼비아 트라이스타도 10일 개봉하는 ‘광시곡’을 시작으로 “앞으로 기회가 닿는대로 한국영화배급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카라’를 배급했던 20세기 폭스는 올들어 현재까지는 관망적 자세. 이 회사는 ‘주유소 습격사건’등 시네마서비스가 제작한 영화 8편의 비디오판권을 구입, 제작비 일부를 부담하는 형식으로 한국영화에 간접투자한 적이 있다.

이처럼 올해들어 직배영화사들이 한국영화배급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임에 따라 지난 몇년간 소문으로만 떠돌았던 직배사의 한국영화 투자가 조만간 가시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직배사 중 한국영화쪽에 가장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브에나비스타의 경우 한국영화제작사와 제작비를 절반씩 부담한다는 원칙하에 현재 몇 개 작품들과 구체적인 접촉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브에나비스타 박운서 상무이사는 “늦어도 연내에는 한국영화제작사와 코프로덕션에 들어갈 수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투자사인 KTB의 하성근 엔터테인먼트 팀장도 “최근들어 직배사들로부터 한국영화에 함께 투자하자는 제안이 부쩍 늘었다”며 직배사의 한국영화제작이 예상보다 빨리 이뤄질 가능성이 있음을 내비쳤다.

할리우드 메이저 영화사들이 한국영화시장에 관심을 나타내는 것은 최근 몇년간 한국영화의 수준이 꾸준히 높아지고 관객들의 호응을 받으면서, 직배사로선 안정적인 극장배급망 확보를 위해 한국영화를 배급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시네마서비스, CJ엔터테인먼트 등 국내 메이저 배급사의 배급스케줄에 밀린 영화들이 직배사의 빈 공간에 들어오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지적도 있으나 직배사 담당자들은 이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나타내고 있다. 브에나비스타 박운서 상무이사는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서 뿐만 아니라 할리우드 영화와 한국영화를 적절히 배급했을 때 서로 시너지 효과가 상당하다”고 밝혔다.

할리우드 직배사가 해외 현지 영화에 제작비를 투자한 예는 많다. 브에나비스타의 경우 독일에서 ‘노킹 온 헤븐스 도어’를 공동제작, 흥행에 좋은 성적을 거뒀으며 컬럼비아 트라이스타도 최근 이안 감독의 ‘와호장용’과 쉬커감독의 ‘순류역류’, 장이머우 감독의 ‘집으로 가는 길’ 등을 대만, 중국, 홍콩영화사들과 공동제작했다. 따라서 문제는 한국영화의 경쟁력이다. 컬럼비아 트라이스타의 서정완 마케팅부장은 “한국영화가 직배영화사에 의해 제작, 배급망을 타기 위해선 최소한 아시아시장에서만이라도 확실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영화〓오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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